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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명의 버밍엄 시티 팬들이 모여 인종차별 반대 행진을 하다

Dresser 2020. 7. 9. 00:16
수백 명의 버밍엄 시티 팬들이 인종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는 행진을 위해 모였다.

수백 명의 버밍엄 시티 팬들이 지난달 런던에서 있었던 극우 성향의 폭력 사태에 대응하여, 자신들의 도시에 모여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행진을 했다.
과거 축구 ‘훌리건’이었던 마크 건틀렛(Marc Gauntlett)과 그의 동료 버밍엄 시티 서포터인 키스 배치보이(Keith Batchboy)가 주도한 이 집회는 스몰 히스(Small Heath)의 세인트 앤드루스 경기장(St Andrew’s stadium)에서 출발하여, 딕베스(Digbeth)를 거쳐, 빅토리아 광장(Victoria Square)에서 행진과 연설로 마무리되었다.

인종차별에 대응하기 위해 빅토리아 광장에 모인 마크 건틀렛(가운데)과 버밍엄 시티 팬들.

이 인종차별 반대 행진은 Black Lives Matter 운동에 대한 연대의 차원에서 개최되었다. 또한, 작년 무장한 경찰의 사격으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버밍엄 출신의 트레버 스미스(Trevor Smith)를 추모하는 의미이기도 하다.
언론 추산 300여 명, 주최 추산 2000여 명의 인원이 참석했음에도, 집회는 인종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는 연대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힘을 합친 BCFC 서포터들의 평화로운 모임이었다.
친구와 함께 이 행진을 이끈 마크 건틀렛은 축구 팬과 과거의 ‘훌리건’들을 비롯한 모든 배경의 사람들이 증오에 대항할 수 있도록 단결하기를 희망한다.
건틀렛은 버밍엄 시티 FC를 응원하는 훌리건 펌인 줄루 워리어스(The Zulu Warriors)에서 활동했었고, 지금은 훌리거니즘과 관련된 폭력적인 삶을 그만두었다. 현재는 축구 팬이 인종차별주의적인 태도에서 벗어나고, 모든 스포츠의 인종차별과 맞서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마크 건틀렛과 경찰에 총에 맞아 사망한 그의 친구 트레버 스미스.

건틀렛은 많은 훌리건 펌들이 인종차별주의자들이지만, Zulus는 그들과 다르다고 느꼈으며, 자신들의 문화적 다양성과 멤버들의 인종적 다양성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한다.
“많은 훌리건 펌들에는 여전히 다양한 인종차별이 존재한다. 모든 인종이 뒤섞여있는 Black Lives Matters 시위대는 정말 매우 훌륭했다. 흑인의 생명이 정말로 다른 사람들의 생명만큼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은 정말로 좋은 일이다. 나는 전적으로 그들에게 동의한다.”
지난달 런던에서 ‘훌리건 펌’들과 극우 선동가들이 경찰과 충돌한 일들과 관련하여, 그는 모든 축구 팬과 그룹들이 인종차별적이거나 폭력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런던에 갔던 대부분의 사람은 문제를 일으키러 갔다.”

과거 축구 훌리건이었던 마크 건틀렛은 현재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과거 축구 훌리건이었던 배링턴 '원 아이 바즈' 패터슨(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인종차별 반대 집회에 참석해 동료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낮 12시 반, 버밍엄 시티 FC의 홈구장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오후 1시가 지나자 행진이 시작되었다.
서포터들은 잉글랜드와 영국, 자메이카, 아일랜드와 다른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다양한 국기를 흔들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구호를 담은 배너를 들고, 노래를 부르며 행진했다.
마크의 곁에는 마스크를 쓰고 “Straight Outta Handsworth”라는 문구가 적힌 후디를 입은 줄루 워리어스의 동료 배링턴 ‘원 아이 바즈’(Barrington ‘One Eye Baz’)가 합류했다. 배링턴은 지난 6월 4일, 4천여 명이 모였던 센티너리 광장에서의 Black Lives Matter 집회에도 참석했었다.

마크 건틀렛이 버밍엄 시내에서 블루 서포터들의 인종차별 반대 행진을 이끌고 있다.

딕베스 대로를 지나 Black Lives Matter라고 적힌 그라피티 옆을 지날 때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오랜 블루 서포터이자 ‘Keep Racism Out of St Andrews’의 멤버인 데이비드 휴즈(David Hughes)도 행진에 참여하여 응원을 보냈다.
“이 인상적인 모임은 세인트 앤드루스 경기장이 ‘the Democratic Football Lads Alliance’와 극우 팬들을 환영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메시지이다.”
“그들은 스스로 노동자 계급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흑인과 백인이 모여 Black Lives Matter라고 말하는 것이 진짜 목소리이다.”
“‘Birmingham Stand Up to Racism’이나 ‘Blues 4 All’ 같은 모임들은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 이 행진을 개최한 마크 건틀렛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는 자신의 가까운 Zulu 친구였던 트레버 스미스를 경찰의 총격으로 떠나보냈다. 그것은 미국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과 경찰의 사격 문제가 이곳에서도 문제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이 이곳 버밍엄에서 여러 번의 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일어난 이유이다.”

‘Keep Racism Out of St Andrews’의 멤버인 데이비드 휴즈도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석했다.

빅토리아 광장에서 발언자들은 혐오에 대항하는 단결과 연대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중에는 지역의 유명 그라임 아티스트이자 충성스러운 블루스 팬인 JayKae도 있었다. 스몰 히스 출신의 이 래퍼 겸 배우는 팀 응원가를 부르며 서포터들을 응원했다.
도시 중심의 상징적인 빅토리아 여왕 동상 앞에서 메가폰을 잡은 56세의 Zulu 출신 월튼 “월리” 윌킨스(Walton “Wally” Wilkins)는 “Zulu의 이름 뒤에 숨어” 혐오를 퍼뜨리는 우익 축구 팬들은 환영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우리가 ‘Black Lives Matter’를 이야기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저 흑인의 생명도 똑같이 소중하다고 끌어올리는 것뿐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무시하지 않는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이곳에 모인 대다수의 버밍엄 시티 팬들이 ‘Zulus’의 이름 아래에서 함께 행진했다는 것이다.”
“그 이름은 1982년 맨체스터에서 처음 등장했다. 왜냐하면, 많은 흑인이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단지 흑인이라서 ‘Zulus’를 외치고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모두를 위한 것이다.”
“당신은 남아프리카의 흑인 전사를 뜻하는 ‘Zulu’라고 불리는 것이 기분 나쁘지 않다. ‘Zulu’라는 이름으로 기분이 상하지 않는다면, 누군가가 ‘Black Lives Matter’를 이야기할 때도 기분이 상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일이기 때문이다.”

월튼 "월리" 월킨스가 Black Lives Matter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이 중요한 행진과 집회에 대해 공동 주최자인 마크는 소셜 미디어에 다음과 같이 남겼다.
“와우, 내가 오늘 본 것은 정말 비현실적이었다. 우리는 단지 수백 명을 예상했지만, 2천 명의 버밍엄에서 가장 멋진 백인, 흑인, 아시안,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젊은이와 노인까지 모두 모였다. 우리는 영국에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하나의 버밍엄 시티 가족이다. 인종과 피부색에 상관없이 우리는 BCFC다! 우리는 모두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우리가 박살 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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