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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대 뒤 이야기/시즌 2017

리그 29라운드 GS 홈

jiyouuu 2017.09.18 23:12

흔한 일은 아닌데 경기를 보며 '오늘은 진짜 미치도록 이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날 경기에 느낀 것이 정확히 딱 그런 감정이었다.
조금만 더 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순간은 쉽게 오지 않았다.
특히 보섭이 올리고 진야가 골대 앞에서 놓치는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할 정말 아쉬운 순간이었다.
만약 들어갔다면 정말 남쪽 스탠드 무너지는 임팩트였을텐데.

KBS 중계 관계로 원래 저녁으로 예정돼있던 경기가 오랜만의 낮 경기로 변경되었다.
햇빛을 피해 많은 관중이 남쪽 스탠드로 모여들었고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응원이 진행되었다.
코어의 울트라스들이 경기장의 분위기를 주도하기 위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노력했고,
결국 정규 시간이 끝나기 직전, 교체로 들어온 송시우가 남쪽 스탠드 앞에서 시우 타임을 선보였다.
VAR로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고 결국 벌레들 개박살.
좋은 벌레는 승점 3점 벌레뿐이다. 빨간 벌레 하느니 뒤지는 게 낫지.

아직 자신의 몸보다 지나치게 큰 유니폼을 입고서 경기장을 찾은 아이들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
그런 풍경을 보며 유나이티드의 역사가 조금씩 쌓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경기 종료 후 경기장 밖으로 나서는데 검정 비닐봉지를 손에 든 두 할아버지가 오늘 경기 벌써 했냐고 질문해왔다.
알고 보니 경기 시각이 바뀐 것을 미처 알지 못한 분들이 경기가 끝난 후에야 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경기가 이미 끝난 것을 알게 된 두 분의 표정은 굳었지만, 결과를 이야기하니 바로 기뻐했다.
이어서 순위와 승점, 잔류의 가능성 같은 '팬'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노인 무료 입장으로 축구 구경 온 동네 주민 정도라고 생각했는데(이것이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내 생각보다 훨씬 인천 유나이티드를 좋아하고 관심을 쏟고 계신 분들이었다.
그 정도로 고령의 유나이티드 팬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매우 생경하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렇게 인천 유나이티드는 많은 것을 초월해 축구장의 모두를 하나로 묶고 있다.
경기장의 모든 사람이 함께 두 손을 들고 환호하는 순간에 다시 한번 느꼈다. 유나이티드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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